김한주 기자


전주시청 아래에서 동료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까르르 웃음소리, 진지한 대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나도 좀 끼워줘”라고 소리친다. 에어매트 바람 소리에 묻혀 잘 들리지 않는다. 무슨 소리가 들리면 서로 하트만 보낸다.

이따금 김재주의 고공농성장을 쳐다본다. 이제는 높이가 같아졌다. 항상 위로 쳐다보기만 했는데 수평을 이루니 목이 편하다. 김재주가 앰프로 튼 노래도 선명히 들린다.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한다.

그런데 답답하다. 모기향은 두통만 부른다. 바람은 싸늘해졌다. 불이 들어오지 않아 햇빛만 찾는다. 광활한 광장을 가로지르는 사람을 보니 부럽기만 하다. 자유가 그립다. 동료들과 마주 앉아 소주 한 잔에 수다를 떨고 싶다.

전주시청을 점거한 노동자들은 갇혀 있다. 목에 밧줄을 맨 채. 김승수 전주시장이 전액관리제 시행 약속을 지킬 때까지 농성장 문을 걸어 잠근다. 김재주 고공농성 376일 차, 전주시청 점거 농성 15일 차(9월 15일)인 오늘이다.[워커스 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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