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우정(작가)


오늘도 어김없이 유리문을 가볍게 연다. 조끼 입은 오전타임 알바생에게 인사를 한 뒤 뒤켠 창고로 향한다. 잘 정리된 과자박스와 종류별로 쌓인 컵라면 사이로 손을 쑤욱 넣어 조끼를 꺼내 입고 포스기 앞으로 가 주변을 빙 둘러본다.

신상품 딸기샌드위치를 보며 고민하는 여학생. 2+1 행사를 하는 신상 스낵들도 눈에 띈다. 어제는 못 봤던 새 도시락이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위풍당당하게 자리잡고 있다. 들쑥날쑥 배열된 빵 봉투 옆으로는 눈이 아플 정도로 휘황찬란한 음료들이 경쟁하듯 진열돼 있다.

상품들은 편의점을 삼켜버릴 듯 압도적으로 빼곡하게 나열돼 있다. 냉장고에 들어있는 음료들은 마르지 않는 샘처럼 끊임없이 채워져 굴림판 소리가 쉴 새 없다.

24시간 달보다 태양보다 밝게 빛을 뿜어내는 작은 공간 편의점. 유리문을 밀고 들어오는 차임벨 소리가 들린다. 딸랑. 어서 오세요.[워커스 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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