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기(사진 찍는 빈민운동가)
서원자 씨(70)는 시간이라도 때울 요량으로 박단순 씨(62)를 만나러 삼양사거리로 향했다. 오후 두시 경 멀리서 봐도 한눈에 용역깡패인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당황한 박단순 씨는 몇 걸음 옮겼지만 더 이상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주저앉고 말았다.
서원자 씨는 “노점상도 사람이다 용역깡패 물러나라”고 오래전 외쳤던 구호를 또다시 외쳤다. 오래전부터 홀로 용역깡패에 맞서 싸우면서 붙여진 별명이 ‘욕쟁이 할머니’였다. 7월 14일 매미가 우렁차게 울어대던 여름날 박단순 씨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서원자 씨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워커스 3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