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


스크랩을 펼치는 순간 고통스러웠다. 물고기 낚는 바늘이 목에 걸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침대를 닦다 시트 사이에서 훅 들어온단다. 살을 에이는 고통으로 또 바늘에 찔렸다는 것을 알았다. 작은 바늘에 찔리는 건 다반사. 수술장 청소를 할 때는 메스에도 자주 베인다. 서울대병원 청소노동자들은 찔리고 베일 때 마다 자기를 찌른 바늘과 칼을 이면지에 반창고로 붙여 스크랩했다. 어떤 환자의 피를 머금은 바늘인지 어떤 살을 도려낸 칼인지도 모른다. 찝찝하고 아프지만 찔린 사람만 재수 없다. 치료도 안 해 준단다. 스크랩을 찍고 있자니 나도 에렸다. 찔린 얘기를 들으면 더 에렸다.[워커스 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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