뎡야핑(글)·팔레스타인평화연대(사진)

아카(히브리어로 아꼬, 한국어로 아크레)는 다른 팔레스타인 지역과 마찬가지로 1948년 이스라엘이 1차 중동 전쟁을 통해 건국되던 대재앙(나크바)의 해에 점령당했다. 팔레스타인계 인구가 80% 이상이었던 도시가 이스라엘의 인구 정책으로 인해 유대인이 다수인 도시로 바뀌었지만, 올드 시티만큼은 팔레스타인계가 인구의 95%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올드 시티마저 유대화하려 한다. 팔레스타인계 인구가 다수를 점한 어느 도시에선 집을 부수고, 어느 도시에선 대규모로 강제 이주시키는 등 다양한 정책을 펴왔다. 아카에선 주로 스스로 떠나게 만들고 있다. 우선 올드 시티의 주택을 관리하는 국가 기관 ‘아미다르’는 백 년 이상 된 주택의 개보수 허가를 거의 내주지 않는다. 낙후된 시설에서 더 이상 살기 어려워 집을 팔고 나가면 싼 값에 유대인에게 집을 할당하고 개보수 허가도 내준다. 좋은 조건의 건물이면 시가의 7배에 달하는 금액을 제시하는 사적 투자자들의 유혹에 시달린다. 예술가와 여행자들을 위한 재개발로 오른 물가를 감당하기도 어렵다.

아카 주민들은 ‘Not for Sale’ (상품이 아니다) 현수막을 걸거나, 대상들이 쉬어가던 ‘칸 알 움단’을 호텔로 만들려는 개발 계획을 소송으로 중단시키는 등 올드 시티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관광 명소로 소개되는 칸 알 움단은 폐쇄된 채 낡아가기만 한다. 이스라엘의 유대 국가 프로젝트를 저지하지 못하는 한 아카의 유대화를 막을 길은 요원하다.[워커스 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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