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마음만 먹으면 에비앙 물을 사먹고, 10만원이 넘는 호텔 뷔페도 가고, 동남아 최고급 리조트로 휴양을 떠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을 포기하며 사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언제가 될지 모르는 ‘내 집 마련’의 꿈 때문이다. 티끌모아 티끌이란 걸 알면서도, 계속 티끌에 집착하며 산다. 그러다보니 내 꿈도 티끌처럼 왜소해져 간다. 어디 나만그런가. 장래희망이과학자도,대통령도, 철학자도 아닌 ‘아파트 주민’인 사회라니. 아파트 신기루가 대한민국 사회에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
하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는 인생처럼, 아파트라는 신기루를 잡으려 하면 할수록, 삶은 비극에 가까워진다. 빚더미를 떠안고 돈 놓고 땅 먹는 게임을 강요당한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불공정한 룰에도 눈을 감아야 한다. 베팅한 돈이 늘어날수록 버블이 커진다. 언젠가는 뻥, 터질 것만 같은 위태로움이 이어진다. 그럼에도 여전히 내 집은 내 것이 아니다. ‘이번 생은 망했어(a.k.a 이.생.망.)’라는 배제된 사람들의 하소연들이 돌림노래처럼 땅 위를 배회한다.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저런 사기꾼의 말은 듣지 마시오. 땅은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니라는 사실을 잊는다면 당신들은 파멸할 것이오”라고 누군가 외친다면 이 악몽도 끝이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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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 2017년 9월 25일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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