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 대전 전후 일본의 모습을 담은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다. 주인공은 여성 편집자로, 여성을 위한 잡지를 창간하고 발행인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이를 돕는 인물 중 남성 편집자 겸 일러스트레이터가 등장한다. 그는 전쟁 중 결핵으로 전선에서 이탈, 홍보부에서 근무한다. 그곳에서 글과 그림의 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글과 그림으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글이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전쟁터로, 그리고 폭탄이 떨어지는 거리로. 그 힘이 무시무시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다시는 펜을 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주인공의 설득으로 다시 펜을 잡고 전후 피폐해진 서민(여성)들의 삶을 위하는 잡지의 편집장이 된다.
“여성들의 생활을 바꾸는 잡지를 만들어 주신다면 제 인생을 걸겠습니다.”
이들의 모습에서 삶의 방향을 본다. 타인을 위해 자신의 결정을 부정하는 행위. 타인을 위해 인생을 거는 행위. 더 나아간다면 사회를 위해, 그리고 미래를 위해. 이들의 순수한 마음과 행동이 아름다워 보인다.
거창한 이야기 같지만 15분짜리 일일 아침 드라마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여름이다. 지금도 덥고 앞으로도 영원히 더울 것만 같다. 파랑파랑한 《워커스》로 조금이나마 시원해지시길 바란다.
* 인물들의 대사는 이해를 돕기 위해 각색하였습니다.
물질과 비물질
디자인 스튜디오이자, 출판사다. 물질 세계에서의 삶을 통해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비물질을 생산하고, 이를 물질과 환원한다. thanks to george harri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