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다솔, 윤지연 기자
심상정 후보의 말주변도, TV토론도, 공약도 진짜 핵심은 아니다. 미처 응어리를 풀지 못한 촛불의 열망이 핵심에 가깝다. 대선 공간을 배회하던 이 잔불은 6.2%라는 지지율로 옮겨 붙었다. 백종성 사회변혁노동자당 정책선전위원장은 “막판에 민주당이 사표론을 들고 나왔음에도 200만 표를 얻었다는 것은, 민주당에 갇히지 않는 적폐청산 의지가 대중에게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내부의 시선도 다르지 않다. 정의당에 적을 두고 있는 이성우 노동정치연대 대표는 “무조건 반가워할 수만은 없는 것이, (촛불 국면이라는) 정치적 특수성 속에서 정의당이 약진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정의당이 향하는 곳은
무려 30년 만에 찾아온 기회였다. 대통령과 재벌총수를 감옥으로 넣었고, 60년간 한국사회를 거느려왔던 보수 세력이 위기에 처했다. 30년간 견고하게 뿌리내렸던 양당체제의 균열도 진보진영에게는 기회였다. 하지만 어떤 패도 준비하지 못했다. 그저 ‘죽 쒀서 개 줬다’는 허망한 말만 남았다. 결과적으로 진보진영을 대표해 정의당이 6.2%의 소박한 성과를 챙겼다. 사실 정의당으로서도 버거운 일이다. 이성우 대표는 “우리 실력으로 6.2%를 지켜나갈 수 있을지, 일시적인 것인지 지속적인 것인지 가늠이 안 된다”며 “민주노동당 시절, 국회의원 10명 만들어놓고도 쪼개지는 경험을 했다. 과거 절반의 성공과 실패를 딛고 나가야 하는데 아직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기에는 섣부른 것 같다”고 털어놨다.
야권연대 공식에서 벗어나 독자 완주를 했고 나름 대중적 지지를 얻었다. 표면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진짜 바람은 야권연대 너머에 있다. 심상정 후보는 줄곧 ‘공동정부’ 구성을 요구해 왔다. 선거 직후, 민주당에서는 심상정 대표의 노동부장관 입각설을 흘렸다. 정의당은 발끈했다. 당대당 협상 없이 공당 대표가 입각 명단에 오르내리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사실상 민주당이 정의당과의 공동정부 구성을 거부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병렬 정의당 부대표는 “아직도 ‘장관 하고 싶어서 저러는 것 아니냐’는 사람들의 불신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결코 아니다”라며 “권력 독점이 아닌 촛불 세력의 공동정부 구성이 촛불의 요구였다. 당대당 협상을 통해 공동정부 구성 논의를 해야지, 개별적으로 자리를 주는 식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공동정부 구성’은 심 후보 입에서 여러 번 나온 말이지만, 정의당 공식 당론은 아니다. 그렇다 해도 정의당으로서는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다. 단지 공동정부 구성을 통한 권력 나누기가 목표가 아니다. 진짜는 선거법 개정이다. 심 후보도 선거 직후,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전제된다면 정부 형태에 대해서는 열어놓고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의당 관계자 A씨는 ‘영혼이라도 팔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촛불항쟁 이후 정당체제가 바뀔 수 있는 조건이 30년 만에 만들어졌다. 선거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기득권 양당체제를 죽어도 깨지 못할 것”이라며 “2020년 총선까지 새로운 정당체계를 만들지 못하면 정의당도 미래가 없다고 본다. 현재 상태라면 이후 선거에 나올 사람들도 계속 줄어 들 거다. 빚내서 선거를 뛰는 활동가들도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의석수가 확대되면 조직 확대는 물론, ‘심상정당’이라는 오명을 벗어날 세대교체까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반면 노동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무리 붙고 깨지고 거리두기를 해왔어도, 정의당은 민주노총에 지지기반을 두고 있다. 때문에 보수개혁정권과의 대연정은 향후 노동운동진영을 우경화하는 치명상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진짜 안녕. 다음에 또 만나
어찌됐든 정의당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 독자 행보 기반을 마련했다. 야권연합 공동정부를 요구하든, 독자성을 확립하든 전망을 논의할 ‘거리’라도 있다. 문제는 진보정당운동 전체의 전망이다. 민주노총은 20년 넘게 노동자정치세력화라는 외길을 달려왔다. 민주노동당에서부터 통합진보당까지. 통합과 분열을 반복하다 결국 분열로 끝났다. 정의당, 노동당, 변혁당, 민중연합당, 그리고 민주노총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녹색당까지. 수로만 따지면 진보정당 전성시대다.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간간이 통합 얘기도 나온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노총은 제 정치세력을 불러 모아 ‘민중경선’과 ‘선거연합정당’을 제안했지만 좌초됐다. 정치조직에서는 볼멘소리들이 나온다. 조직화 방안이나 방향성 없이 상층부끼리만 모여서 헤쳐모여를 논의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냐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대선 결과를 통해, 진보정치는 당분간 다원적인 형태로 존재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수의 정치세력들도 지금으로서는 각 정당들이 정책적으로 경쟁, 연대하며 진보정치의 저변을 넓혀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
이성우 노동정치연대 대표는 “다원화된 정치세력을 인정해야 한다. 통합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 각자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큰 의제에서는 하나의 물줄기를 만들어 같이 가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갑용 노동당 대표 역시 “진보정당의 가치가 넓어지고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집권을 위해 합칠 수는 있을 거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통합을 강제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본다”며 “우선은 독자적으로 살아남으면서 당이 어떤 가치로 어필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백종성 변혁당 정책선전위원장은 “문제는 단일정당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각 정당끼리의 정책적 각축과 연대”라며 “야권연대를 하지 않는 정당들 사이의 각축과 연대는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자 국회의원 한 명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은, 이제 순수한 추억으로 남았다. 열석은 어림도 없고, 열 세석으로도 싸움만 났다. 그래서 누군가는 자유주의 정권과의 대연정도 불사하고, 다른 누군가는 더욱 거대한 대통합을 꿈꾸고, 또 다른 누군가는 반지하방의 생활을 자처한다. ‘이념과 정책의 독자성’이라는 방향을 잃은 채 ‘기-승-전-진보대통합’이 돼 버린 노동자 정치세력화. 깎이고 갈라진 불안정한 토대 위에 각자의 집을 짓는 진보정치. 여전히 진보정치의 홀로서기는 위태롭기만 하다.[워커스 31호]
성명] ‘반북 극우’ 정의당, 또 ‘도발’하는가?
2017년 8월 30일 노정협 0 댓글
지난 7월 6일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직후 브리핑에 이어 정의당이 또다시 북의 미사일 발사 직후인 8월 29일 대변인 브리핑을 내놨다.
우리는 정의당의 브리핑에 대해 “정의당의 ‘정의’는 제국주의에 봉사하는 ‘정의’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국정홍보당, 제국주의의 주구 노릇을 하는 정의당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한 바가 있다. 그때 일각에서는 정의당의 브리핑이 정의당 전체의 인식이 아니라고 강변하기도 했다.
그런데 당시는 추혜선 대변인이 입장을 냈는데 이번에는 정의당 대변인이 추혜선에서 최석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정의당의 반동적 인식이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
과연 이러한 입장이 우연인가? 대변인 개인의 일탈적 입장에 불과한 것인가? 대변인은 개별 당원이 아니다. 물론 개별 당원의 인식도 당입장의 척도가 될 수는 있지만 개별 당원의 인식만으로 당 전체 입장을 판단하기에는 근거가 미약할 수 있다. 그런데 당의 입장을 가장 공식적으로 대변하는 자리에 있는 대변인이 바뀌었음에도 그 당의 인식이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는 것은 다시금 이러한 반동적 입장이 정의당 전체의 입장임을 확인할 수 있다.
당 내에서 이러한 일련의 입장에 대해 공식적이거나 집단적으로 반발하는 것을 보지도 못했다.
최석 대변인의 브리핑은 “북의 미사일 도발 관련”이라는 짧은 제목을 달고 있다. 정의당은 이번 북의 미사일 발사를 ‘도발’이라며 도발하고 있다.
이번 사안에 대한 역사적 원인, 성격을 굳이 추적하지 않더라도, 조금이라도 상식적이고 균형적 인식이 있다면 누가 도발을 자행했는지 알 수 있다.
북은 애초에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이 벌어진다면 괌섬 주변에 미사일 4발을 발사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런데도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한미 연합훈련을 실시함으로써 정세가 급격하게 악화됐다. 그런데 애초 괌섬 주변 미사일 발사 예고와 달리 이번 북의 미사일은 제한적인 것이었다.
북의 요구는 한미연합 훈련의 중단이었다. 중국과 러시아도 북의 추가적 미사일 시험 중단과 병행하는 한미연합 훈련의 중단이었다. 그런데도 정세를 격발시킬 것임을 뻔히 알면서도 한미는 전쟁책동을 강행했다.
한미연합 훈련의 축소를 들어 미국과 문재인 정부는 자신들이 정세 도발의 중심축이 아니라고 하지만 이 축소에 상응해 괌섬 포위 미사일 발사 계획을 축소한 것이야말로 도발이 아니라 행동 대 행동에 상응하는 조치다. 북에 대한 극한적 경제도발인 경제제재가 자행되고 있는 상황에 비춰볼 때 엄밀하게 보면 소극적인 군사적 조치였던 것이다.
문재인 정권의 국정홍보당 정의당은 이번에는 트럼프 미제국주의와 아베 일본 제국주의의 국정홍보도 겸임하고 있다.
“미국과 문재인 정부가 평화와 대화를 말하고 있는 이 때, 북한이 오늘 새벽 동해안 상공으로 또 한 차례 탄도미사일로 국제사회를 향해 도발을 벌였다. 마치 우는 아이 달래니 더 크게 우는 꼴이다. 특히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일본의 상공을 지나 태평양으로 추락해, 실질적으로 주변국가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정의당 입장처럼, 한때 “화염과 분노”를 토해내던 트럼프의 “미국과 문재인 정부가 평화와 대화를 말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문재인과 트럼프는 이즈음 말로는 그랬지만 행동으로는 북에 대한 가혹한 경제말살 정책인 제재와 한미 연합 전쟁책동을 일삼고 있었다. 문재인과 트럼프는 앞에서는 평화와 대화를 뒤로는 전쟁과 폭력을 일삼고 있었던 것이다.
문재인은 북의 제한적인 미사일 발사 이후 평화와 대화의 추구라는 말조차도 집어치우고 ‘참수작전’을 염두에 두고 F-15K 전투기로 평양 섬멸·폭격 훈련을 전개하며 다시 전쟁광의 본색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또한 군국주의자 아베와 전화통화로 “대북 압력 극한까지 높여야” 한다며 극한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성주에 호시탐탐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도입을 획책하고 있다. 사드 발사대 4기 보고 누락에 대해 전술적 ‘격노’를 하던 문재인이 그 분노를 승화하여 전략적으로 추가 도입을 감행하려는 술책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절차적 정당성으로 실제적 배치를 호도하고 임시 배치로 영구 배치를 정당화하려는 것이다.
아베 정권은 일본판 박근혜 퇴진투쟁이 벌어지려 하는 것에 전전긍긍하다 이번 북의 미사일 발사를 활용해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고 전쟁하는 국가로의 변신을 가속화하려고 획책하고 있다.
아베는 트럼프, 문재인과 전쟁 ‘공모죄’, 민중 기만 ‘공모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아베가 전쟁반대, 평화헌법 사수, 오키나와 미군기지 철수, 아베 타도를 외치는 일본의 노동자 민중에게 ‘공모죄’를 뒤집어씌우는 적반하장의 만행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우는 아이 달래니 더 크게 우는 꼴이다.”라는 정의당의 인식은 사실은 아베와 한국의 자유한국당 같은 극우진영에 해당된다.
트럼프와 미제국주의가 북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의 성공 이후에 자신들도 전술핵을 가지겠다고 우는 아이들을 달래느라 핵우산의 강력함을 과시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한일 극우세력들은 자체 핵무장을 하게 해달라며 더 크게 울며 떼를 쓰고 있다.
정의당은 “특히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일본의 상공을 지나 태평양으로 추락해, 실질적으로 주변국가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주변 국가, 즉 일본과 미국의 안위를 걱정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추락하는 ‘진보정당’ 정의당에게는 날개가 없다. 최소한의 ‘진보정당’으로서의 진보성은 날개가 꺾이고 가속도의 추락으로 완전히 뭉개지며 처참한 몰골을 보여주고 있다.
“국제사회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북한의 무모하고 야비한 미사일 도발을 강력하게 규탄”하는 정의당은 미일 제국주의와 “국제사회”, 제국주의 진영 전체의 이해관계를 자신과 동일시하기조차 한다. 제국주의 체제의 인내심을 북이 이번 미사일 발사로 시험했으니 이젠 그 인내심이 바닥나 전쟁이라도 치르겠다는 것인가?
“무모하고 야비한” 반북 사민주의 극우 정당 정의당은 국제적인 노동자 민중을 배신하고 문재인 정권을 포함 국제제국주의 진영과 공모하는 ‘공모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정의당은 “도발을 강행하면 할수록 더욱 더 고립되고 자멸을 재촉할 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정의당은 자신들의 비과학적이고 몰계급적 인식으로 인해 도도한 국내외적 정세의 흐름으로부터 낙오될 것이고, 투쟁하는 노동자 민중으로부터 더욱 더 고립되어 자멸을 재촉할 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미국과 문재인이 북핵과 미사일 시험을 핑계로 사드 도입을 정당화, 가속화하는 시점에서 정의당은 미국과 문재인과 똑같은 인식을 가지고 어떻게 사드반대 투쟁을 하려고 하는가? 정의당은 사드 배치를 강행하는 미국, 문재인과 같은 인식을 함으로써 사드 도입에 명분을 주고 있는 것이다.
지금 정의당의 “유일한 활로는” 정의당이 가진 지배계급적 반공주의 인식, 몰계급적, 몰역사적, 반민중 인식이라는 정신적인 “모든 무기를 손에서 내려놓고”, 전쟁 도발자들과 도발에 공모하지 말고 이성적이고 합리적 “대화의 길로 걸어 나오는 것뿐이다.”
이후 정의당이 “맞닥뜨리게 될 모든 상황은 오로지” 정의당 자신의 “책임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해둔다.”
2017년 8월 30일
전국노동자정치협회
라는 전국노동자정치협회의 말처럼 극우적인 정의당 말고 더 급진적인 집단이
노동자의 중심이 되어 사회를 공산주의에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
출처:전국노동자정치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