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가 2017년 한 해 동안 남긴 ‘어록’들이다. 국민 기본권을 어떻게 강화할지 논의하라 했더니 소수자 배제, 반공주의, 노동자 비하 발언만 쏟아냈다. 기본권을 후퇴시키자는 데 여야 가릴 것이 없었다. 발언만 보면 현행 헌법도 ‘개악’할 것만 같다. 《워커스》는 개헌특위 회의록 중 황당 발언을 발췌해 봤다.
1. [5.18광주민주화운동 계승]
“6.10항쟁이나 5.18민주화운동이나 심지어 촛불혁명까지도 개별적 역사적 사실이 평가를 받지도 않은 부분을 넣자고 하는 것은 개헌을 하지 말자는 것과 진배없어요.”
–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2017년 11월 22일 헌법개정특별위원회 회의)
2. [‘성평등’이냐 ‘양성평등’이냐]
“모 전문위원을 만났더니 성의 종류가 수십 가지다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 거예요. 그런 오해가 확산되니 지역마다 단체들의 항의 수준이 높아지는 거예요. 원래 우리가 제왕적 대통령제 때문에 개헌을 했는데 오히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본말이 전도되는 현상들이 생기고 있어요.”
–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2017년 9월 20일 헌법개정특별위원회 회의)
“저는 성평등, 양성평등 별로 얘기한 적도 없고 양성평등 그대로도 좋다고 생각해요. 종교적 신념에서 문제제기는 충분히 수용을 하고 일부 동감을 해요. 하지만 이것을 국회 입법권 침해나 반정부 운동의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되잖습니까.”
–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2017년 9월 20일 헌법개정특별위원회 회의)
3. [기업의 경영권]
“헌법에 근로3권은 보장돼 있는데 이와 대등한 사용자의 경영권은 별도로 명시가 안 돼 있다는 부분에 공감합니다. 충분히 검토해서 경영권도 꼭 근로3권과 함께 보호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2017년 2월 3일 헌법개정특별위원회 회의)
“기업은 생산성에 있어 급여가 많아지면 망하는 거예요. 망하면 일자리도 없어요. 기업가가 자신감을 갖고 미래에 투자하는 사회가 돼야지 그 안에서 근로자들이 일할 수 있는 거지요. 기업주의 그런 의도까지 꺾는 일이 있다면 그건 교각살우와 같아요.”
–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2017년 2월 3일 헌법개정특별위원회 회의)
4. [토지공개념]
“경제활동의 세 가지가 토지, 자본, 노동이에요. 토지를 국가가 전체적으로 장악하려 하는 부분은 우리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어긋나잖아요. 근간을 흔드는 것은 앞뒤 안 맞는 개헌 논의예요.”
–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2017년 11월 22일 헌법개정특별위원회 회의)
5. [사상의 자유]
“대한민국에서 얘기하는 사상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공산주의적인 그런 개념이 소위 사람들에게 있다는 거지.”
– 이종구 자유한국당 의원(2017년 7월 25일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제1소위원회 제5차회의)
“우리나라는 사상 때문에 이때까지 싸움을 많이 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걸 넣어 가지고 굳이 국민들이 보고 또 갈등을 일으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2017년 7월 25일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제1소위원회 제5차회의)
6. [양심적 병역거부]
“이런 것은 헌법에 넣느니 빼느니 논란을 이렇게 올리는 것 자체가 개헌 방해 사유가 돼요. 큰일 납니다. 이런 것은요.”
–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2017년 7월 25일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제1소위원회 제5차회의)
“전혀 쓸데없는 걸 왜 집어넣어요?”
–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2017년 7월 25일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제1소위원회 제5차회의)
7. [‘노동’이냐 ‘근로’냐]
“노동이라고 할 때는 상당히 힘을 써서 하는 그런 개념으로 알고 있는데 (…) 오히려 지식정보화사회는 훨씬 지적인 노동, 그러니까 지적인 부분이 강화되는 것 아닌가요? 그래서 ‘노동’이라는 말이 적절치 않다는 거예요.”
–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2017년 7월 25일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제1소위원회 제5차회의)
“우리나라는 5월 1일이 아직까지 근로자의 날로 돼 있고 (…) 그것은 과거 냉전시대에 소련과 북한에서 5월 1일을 일종의 혁명 기념일처럼 기렸던 것이 우리 사회에 많이 남아있는 겁니다. 과연 우리가 이 시점에서 그런 것을 훨훨 털어버리고 ‘근로자의 날’을 ‘노동절’, 헌법과 법률의 모든 ‘근로’를 ‘노동’으로 자신 있게 바꿀 수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 이상돈 국민의 당 의원(2017년 11월 23일 헌법개정특별위원회 회의)
8.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노동에 대한 질 문제는 시장에 맡겨야 합니다. 강사들이 강의의 질과 명성에 따라 강의료 차등이 주어지듯이, 이것이야말로 세밀하게 해야 해요. 왜냐하면 우리가 시장경제를 지향하고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2017년 8월 1일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제1소위원회 제6차회의)
“스티브 잡스의 1시간과 일반 근로자의 1시간을 어떻게 판단할 거냐는 거죠. 이것을 객관적으로 형평화 하는 것은 하향평준화 시켜서 그 사람의 가치를 더 평가절하 할 염려가 많기 때문에 사람의 창의성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변화에 역행할 우려가 큽니다.”
–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2017년 11월 23일 헌법개정특별위원회 회의)
9. [공무원의 노동3권]
“공무원들 노조 있지 않습니까? 공무원, 공직자들의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돼야 되는데 실질적으로 노동활동 과정에서의 정치적 중립성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그런 부분들은 헌법의 가치 정신과 충돌되는 것 아닌가요?”
– 이태규 국민의 당 의원(2017년 2월 7일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제1소위원회 제1차회의)
“공무원에 대해 노동3권을 보장한다는 것이 결과적으로 실질적인 고용주 국민에게 상당한 피해로 돌아가거든요. 정부는 또 오히려 그걸 갖다 이용하는 면도 없지 않아 있고요. 그런 차원에서의 공무원의 단체행동권은 상당한 제한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거든요.”
–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2017년 2월 3일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제9차 회의)
10. [직접민주주의]
“국회 입법 기능에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나 방법을 넓히는 쪽으로 가야지, 아예 국민투표를 해서 법안을 확정짓는 이런 직접민주주의적인 입법권 확대는 지금의 입법 체계를 상당히 흔들 여지가 있어서 국민발안은 심사숙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일상적인 입법을 직접민주주의제도에 의해서 하게 되면 그것은 대단한 투쟁이 생길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2017년 2월 14일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제1소위원회 제2차회의)
“국민발안제가 직접민주적으로는 굉장히 팬시(fancy)해 보이는데, 그렇지만 나는 좀 신중해야 된다고 봅니다. (…) 그리고 난 여기서 제일 좀 이해가 안 되는 게 왜 이렇게 국회의원들이 국회의 권한을 자꾸만 스스로 (…) 왜 이렇게 자신감을 잃어버리고서, 나 이해가 안 돼. 도대체. 헌법에다 아예 못 박자, 국민투표 국민들에게 주자… 국회의원들이 난 이게 좀 문제가 있지 않아? 그런 면에서 난 좀 비판적입니다.”
– 이상돈 국민의 당 의원(2017년 2월 15일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제2소위원회 제3차회의)
“100만 명이 발안해서 국회 거치지 않고 직접 국민투표에 부친다는데, 국민투표 하다가 시간 다 지나가는 것 아니에요? 100만 명 많지 않습니다. 1년에 몇 번씩 국민투표 해야 되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지 않습니까? 재정 낭비, 국력 소모가 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2017년 3월 14일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제1소위원회 제4차회의)
11. [경제민주화]
“경제민주화 조항에 대해서는 사실 폐지해야 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 그래서 사실은 이것을 강화하자는 의견, 이것을 없애자는 의견을 같이 물어줘야 균형된 논의가 되는 게 맞아요. 앞에 김동철 소위 위원장 당시에 이것 논의하면 우리 사회가 시끄러워진다, 이념 논쟁으로 확대될 수 있으니 되도록 손 안 대고 넘어가는 게 좋겠다, 이런 취지에서 크게 논의를 안 했다 이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겁니다.”
–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2017년 8월 1일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제1소위원회 제6차회의)
12. [성적지향]
“(차별금지 조항에)인종이나 언어, 장애, 연령 이것은 넣어도 상관없고 큰 격론이 없을 것 같아요. 성적 지향 같은 경우는 상당히 갈등요소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심각한 문제가 있고. (…) 그래서 제 생각은 성적 지향 같은 경우는 아예 드롭을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2017년 7월 25일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제5소위원회 5차 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