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라는 국가적 재난이, 누군가에게는 ‘호재’가 됐다. 미세먼지가 ‘나쁨’인 날은, 이른바 ‘미세먼지 수혜주’라고 불리는 기업들의 주가가 치솟는 날이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내놓은 미세먼지 가전제품은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마스크 생산업체와 제약회사, 친환경 자동차 부품사 등의 주가는 신나게 뛴다. 보험업계는 ‘도전이자 기회’라며 미세먼지 시장 앞에서 결의를 다진다.
기업들의 호재에 가장 기뻐하는 쪽은 정부다. 아예 ‘공기산업’이라는 기괴한 명칭을 붙여, 대기업들에게 전폭적 지원을 쏟고 있다. 지난 3월 18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광주시에 ‘공기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급성장하고 있는 미세먼지 틈새 가전제품 시장은 공기산업을 육성할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산업부는 공기산업을 육성한다는 명목으로 지역과 학교 등에 가전제품 공공조달을 확대해 초기판로를 지원하고, 민수시장으로 이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미 정부는 미세먼지 대책으로 마련한 예산 80% 가량을 자동차 산업에 쏟아 붓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한 것은 미세먼지 수혜 기업들이, 그동안 엄청난 대기오염물질과 오존층 파괴 물질을 만들어왔다는 점이다. 《워커스》는 미세먼지를 발생시키고, 그것으로 인해 돈을 벌어들이는 기상천외한 기업들의 생태계를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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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 2019년 4월 16일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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