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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맞는 언론은?

23호 나를 찾아서
2016년 10월 17일Leave a comment23호, 나를 찾아서By 강후

디자인 손혜인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종이 신문을 읽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지하철 공익광고 중엔 ‘신문을 볼 때 1/4로 접어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불편을 주지 말아 달라’는 내용이 있을 정도였지요. 근처에 앉은 승객 중 누군가가 신문을 보고 있으면 ‘어떤 신문을 보나?’ 궁금해서 종종 들여다보기도 했는데요. 어떤 신문을 보는지에 따라 ‘저 사람의 성향은 대강 이렇겠구나’하고 추측하기도 했습니다. 하다못해 동네 근처 작은 식당에 가도 으레 신문 하나씩은 구독하고 있어서, 어떤 신문을 비치해두고 있는지에 따라 식당 주인은 어떤 사람일까 넘겨짚기도 했지요.

근 5년 새에 풍경이 많이 바뀌어서 이제는 어딜 가나 다들 이어폰을 낀 채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식당에 가도 TV조선 같은 종편 뉴스를 온종일 틀어 놓는 식당도 많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뉴스나 소식을 접하지만, 어떤 신문을 읽는지, 혹은 어떤 방송을 보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생각도 어느 정도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번 호에서는 당신에게 맞는 언론을 찾아봅니다. 평소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당신의 언론 유형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혹시 생각한 성향과 다르게 나오더라도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길.


 

A 타입 : KBS, MBC 형

청와대의 세월호 보도개입에 대해서도, 우병우 민정수석의 비리 문제에 대해서도, 최근 여론을 뜨겁게 달군 미르재단에 대해서도 당신은 큰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아니,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음해이고 모욕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에겐 어느새 종편보다 북한 소식을 더 많이 전하고 있는 ‘공영방송’ KBS, MBC가 어울립니다. 대통령에게 불리한 것은 내보내지 않고, 간혹 내보내는 ‘불충한’ 기자가 있다면 보직을 바꿔버리기까지 해야 한다는 충심으로 가득한 방송입니다. 그런 KBS, MBC가 공영방송이 아니라 청와대 기관지 ‘관영방송’이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요? 그럴수록 당신은 더 믿고 보는 방송입니다.

B 타입 : 조선일보 형

진정한 보수는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자신감에 찬 ‘정통’ 보수의 모습입니다. 대통령 측근이 아니라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깔 게 생기면 깝니다. 총선이 끝나자 박 대통령의 통치방식을 전면적으로 공격하더니, 우병우 수석 문제를 가장 앞장서서 집요하게 파 들어간 것도 다름 아닌 조선일보. 이대로는 보수의 정권 재창출이 어렵다고 보고 미래 권력을 위해 현재 권력에 칼을 들이댑니다. 한편 노조=귀족, 복지=포퓰리즘이라는 정통 보수에 걸맞은 철의 공식으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당신에겐 노무현이나 문재인, 민주당조차도 좌파일 뿐입니다. 이 공식을 앞세워 거의 모든 사회문제를 해석합니다. 메갈리아 논란이 한창일 때, 비난 조의 기사들을 내보내면서 메갈리아 비판자들에게 ‘민족정론지’라는 호칭을 받기도 했지요.

C 타입 : JTBC 형

당신이 JTBC 뉴스를 보는 것은 어쩌면 손석희의 매력에 빠졌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세월호 참사를 보도할 때 다른 공중파 방송과 달리 팩트에 충실하고 진정성 있는 언론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손석희가 과거 MBC에 재직하던 시절 이야기나 심지어 수십 년째 차고 있다는 손목시계까지 회자하기도 했지요. 공중파가 거의 정부 대변인 수준으로 전락하다 보니 ‘공정’ 언론에 대한 갈증에 시달리던 차에 만난 JTBC 손석희는 신세계처럼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종편이 처음 만들어질 때 그렇게 반대했는데, ‘이거라도 없었으면 어쩔~’ 하면서 저녁 8시, 채널을 고정합니다. 중앙일보는 보수, JTBC는 진보를 사로잡는 삼성의 이중전략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D 타입 : 한겨레 형

다른 건 제쳐놓고라도 박 대통령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정말 관심이 많은 당신. 물론 좋아서가 아니라 닭이 어쩌고 하면서, 욕하면서 보는 막장 드라마처럼 오늘도 그런 기사를 찾아 클릭합니다.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만악의 근원, 오직 정권교체만이 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 정부가 들어선다면 세상이 바뀔 수 있다는 믿음도 있지요. 조선업 비정규직 노동자 수만 명이 길거리로 나앉게 됐지만, 당신은 경제가 살기 위해 구조조정은 어쩔 수 없다고 판단할지 모릅니다. 다만 잘려도 어느 정도는 살아갈 수 있게 실업대책을 더 잘 만들면 좋겠다고 여깁니다. 자본주의를 잘 고쳐서 쓰면 아직은 쓸 만하다고 생각하지요.

E 타입 : 워커스 형

‘대안 언론’이라는 말조차 식상하게 느껴지는 당신은 편파 언론을 표방한 워커스가 어울립니다. 세상에 중립이란 게 어디 있겠습니까. 한쪽에서는 돈이 쌓여 가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빈곤이 쌓이는 것이 바로 현실입니다. 당신에게 정권교체는 뭣이 중헌지도 모르는 얘기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이나 그 나물에 그 밥. 구조적인 문제, 삶의 문제에 관심이 많은 당신은 노동자, 민중이라는 단어가 기사에 보여야 신뢰를 느끼고 편안하게 생각합니다. 아 참 그리고 당신은 사진이나 기사를 종이로 봐야 맛을 느끼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살아 있는 사람일 수도 있겠습니다.

F 타입 : 팟캐스트 형

때는 바야흐로 스마트한 시대, 언제 어디에서라도 스마트폰과 이어폰만 있으면 일하면서도 온갖 뉴스와 소식을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뉴스는 딱딱하고 재미도 없고, 무엇보다 언론이 진실을 은폐한다고 믿는 당신에게는 새로운 정보의 창구가 필요합니다. 속 시원하게 욕도 한 바가지씩 하면서 재미난 입담으로 이런저런 소식을 전해주는 팟캐스트가 당신에겐 가장 만족스러운 뉴스인 셈입니다.

G 타입 : 운동권 형

국내의 이런저런 소식에 관심이 많고, 정권에 대한 반감도 가지고 있으며, 파업을 지지하고,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당신. 혹시 전문 시위꾼(ㅋㅋ) 아니신지요?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혁하는 일이다”라는 말에 전율을 느낀다면, 100%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유심히 살펴야겠지요. 아침에 일어나 집(아니, 농성장일지도 모르겠군요)을 나서면서 여러 뉴스를 뒤적이는 당신. 조선일보도, 경제신문도 가리지 않습니다. 언론은 그저 정보를 전하는 매개일 뿐이죠.

H 타입 : 무관심 형

정치와 경제 얘기로 가득한 신문과 뉴스를 볼 때 당신의 머릿속을 스치는 한 마디. “그게 나랑 뭔 상관?” 그리고 곧 고개를 돌려버립니다. 스포츠와 연예기사는 꼬박꼬박 챙겨보면서도 국회는 의사당 사진만 봐도 그냥 지겨울지 모릅니다. 국회의장이 누군지, 여당이 어딘지도 관심 없고, 정권교체고 뭐고 아예 세상을 왕따 시키고 있는 당신. 평온하게 살고 싶은데 세상은 온갖 일들이 터지며 너무 시끄럽죠. 그런데 말입니다. 정치, 경제가 뭐 별건가요? 오늘 하루 당신이 먹고살기 위해 부딪혀야 하는 모든 게 정치와 경제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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