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경제 무식자 1, 2, 3,
김성구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교수
노동자 계급 연대의 가능성
경제 무식자 임금 차이가 많은 정규직 비정규직은 연대하기가 어려운 조건인 것 같아요.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거잖아요. 정규직 노동자 입장에선 비정규직의 투쟁이 자기들 임금 깎아서 달라는 요구처럼 들릴 수도 있고요.
김성구 이해관계의 대립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죠. 6호에서 말한 바처럼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의 고임금은 일정 부분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나 중소기업 수탈, 즉 대기업의 독점 이윤 획득에 기인하는 측면이 있거든요. 사회 복지 정책을 확대할 때도 이해관계가 좀 다르죠. 노동자들이 보편적 복지를 요구하면 복지 혜택에서야 정규직 비정규직 차이가 별로 없겠지만, 복지 재정을 위한 세금은 정규직 노동자가 더 많이 부담할 수밖에 없거든요. 일반 노동자는 내는 세금이 별로 없어요. 국세청에서 매년 근로 소득 공제 통계를 내잖아요. 국세청에 근로 소득 신고하는 노동자들 중에 절반 이상은 세금을 안 냅니다. 세금 많이 내는 건 고소득 노동자들이죠.
하지만 문제를 ‘대기업 노동자 대 중소기업 노동자’ 또는 ‘정규직 노동자 대 비정규직 노동자’ 이렇게 제기하고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의 희생 위에서 중소기업 비정규직 노동자의 문제를 해결하자는 건 올바른 해법이 아닙니다. 고용과 임금, 사회 보장의 근본적인 문제는 ‘재벌과 대자산 계급 대 노동자 계급’ 간의 이해 대립이지 ‘노동자 대 노동자’의 대립이 아니거든요.
경제 무식자 방송이나 정부에서는 맨날 대기업 정규직 때문에 비정규직이나 청년 실업 문제가 생긴다고 하잖아요.
김성구 ‘노동자 대 노동자’의 대립은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따라서 쉽지는 않겠지만, 원칙적으로 독점 이윤의 지배에 대항하는 노동자 계급의 연대 위에서 대기업/중소기업 간, 또 정규직/비정규직 간 차별을 줄여 나가야 해요. 대기업 정규직이 과소 착취라고는 해도 여전히 독점 자본에 의해 착취당하는 노동자입니다. 연대가 불가능하다고 할 수는 없죠. 독점 이윤을 얼마나 제한, 통제하는가에 따라 그만큼 노동자 계급 내에서의 차별과 차이가 해소될 겁니다.
직접 임금의 문제에서는 아무래도 노동자 간 이해관계의 대립이 부각될 수밖에 없어서 노동자 계급의 연대라는 게 어렵죠. 그렇지만 사회 보장과 간접 임금의 문제에서는 계급적 연대가 그것보다는 더 현실적 토대를 갖고 있습니다. 사회 보장의 부담을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가 중소기업 비정규직보다 더 떠안기는 하지만, 사회 보장의 혜택을 같이 받기 때문이죠. 대기업 정규직도 사회 보장의 수혜자거든요. 물론 여기서도 사회 보장 부담금과 조세 부담의 주요한 전선은 ‘재벌·대자산 계급과 노동자 계급’ 사이에 있습니다. 사회 보장에서도 기본적으로 독점 이윤을 잡아야 하는 거죠. 그럴 경우 대기업 정규직과 중소기업 비정규직 간의 이해 대립은 완화되고, 사회 보장에서의 노동자 계급의 연대가 보다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이게 직접 임금을 둘러싼 노동자 계급 연대의 어려움, 직접 임금에서의 차별 해소의 어려움을 피해 가는 우회로가 될 수 있죠. 물론 사회 보장이란 게 오늘날 노동력의 재생산이라는 자본주의의 현실적 요구로서 불가피하게 제기되는 것이지만, 사회 보장의 이런 측면도 있어서 대폭적인 사회 보장의 확대가 요구되는 겁니다.
경제 무식자 정규직 노동자들이 하도 욕을 먹으니까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고민이 깊은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예전에는 정규직 노동자들한테 돈을 내게 해서 비정규직 사업을 추진했는데 이게 되게 수혜적인 거 같기도 해요. 한편으론 이런 움직임이라도 계속 있어야 하는 걸까 싶고요.
김성구 그런 걸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에요. 국가 정책을 통해서 임금 및 사회 보장의 새로운 기준들을 만들고 그 기준에 맞게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거죠. 민주노총에서 그렇게 하는 건 그냥 상징적인 연대 투쟁 아닐까요? 그런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하면 잘못된 거죠. 그건 절대 가능한 길이 아닙니다. 싸움은 국가, 재벌하고 해야죠. 중소기업 수탈이나 비정규직 초과 착취를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게 정치적 지향을 강화시켜 정책 전환을 도모해야 합니다. 근데 앞에서는 연대 투쟁 한다고 하면서 뒤에서는 민주당과 정책 연대를 한다든지 해서 신자유주의 권력을 강화시켜 나가는 게 문제인 거죠. 민주노총과 진보 진영 주류가 그런 일들을 해 왔거든요.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그렇게 연대를 해서 한국 사회의 신자유주의로의 변화를 열어 준 책임이 엄청나게 커요. 이 역사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어져 왔습니다. 반이명박, 반박근혜 야권 연대가 그것이죠. 지금도 더민주당의 자유주의와의 연대에 이른바 진보 진영이 목을 매고 있습니다. 정의당도 그렇죠. 노동 유연화라는 이름하에 노동자 계급 내의 양극화를 부추기는 신자유주의 세력과 연대하면서 정규직 비정규직 연대 투쟁을 조직한다는 건 어불성설이고 대중 기만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민주당과 정의당은 신자유주의 권력”
경제 무식자 정의당도 신자유주의 권력인가요?
김성구 그렇죠. 정의당의 중추 세력이 옛날 국민참여당, 열린우리당 세력들이잖아요. 그리고 옛 민주노동당 출신들은 진보 세력이라는데 정체성을 많이 잃고 거기에 영합한 상태예요. 국참당이랑 통합한다는 건 신자유주의의 헤게모니를 받아들인다는 의미라고요. 신자유주의와 타협을 한 거예요. 정말 신자유주의 정책을 받아들이지 못했다면 국참당과 통합할 수 없었겠죠. 새누리당, 더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까지 전부 신자유주의에 편입돼 있어요. 정치권이 이러니 박근혜 정부하고만 싸울 문제가 아니지요. 박근혜 정권하고 싸워서 더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면 괜찮아질까요. 민주당 정부가 1997년 외환 위기 때 이 길을 연 권력인데요.
경제 무식자 어쩌죠. 《워커스》 2호에서 정의당을 진보 정당이라고 소개했는데…. 당 내에서 민주노동당계 사람들이 국민참여당계를 정책적으로 견인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김성구 견인이 아니라 그쪽으로 끌려간 거죠. 요즘 보면 그런 생각이 더 많이 들어요. 정치권에서 자꾸 ‘박근혜 정부하고 싸워서 개혁 정부를 만들면 우리 삶의 조건이 개선될 거다’, ‘노동자들의 조건이 개선될 거다’ 이렇게 말하는데 그건 정말 잘못 생각하는 겁니다.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99%의 정치권, 의회를 쓸어 내기 전에 획기적인 대중의 삶의 개선은 가능하지 않아요. 아니, 우리나라 정치권은 신자유주의의 문제를 넘는 것 같습니다. 개혁파든 보수파든 아니면 수구 꼴통이든 국회에 있는 인간들은 전부 자기네들 이해관계가 가장 우선이에요. 이번 선거판에서 보여 준 행태들을 보세요. 친박은 온갖 치졸한 방법까지 동원해서 비박 죽이기에 나섰죠, 더민주당은 지분 싸움으로 결국 분당으로 갔죠, 여야 막론하고 국회의원 공천 못 받으면 대부분 탈당하죠, 박근혜의 김종인과 노무현의 강봉균은 자리를 맞바꾸죠…. 이 사람들에게 대중의 삶은 안중에도 없어요. 정의당이 왜 국참당과 손을 잡았겠어요. 국회에서 한 석이라도 더 잡기 위해서예요. 신자유주의 세력과 타협한 이유도 그걸 챙기기 위한 거죠. 자기네들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저지하기 위한 힘을 키우려고 연대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 권력, 국회 의석 몇 석을 위해서 손을 잡는 거라고요.
현행 선거 제도하에서는 진보 좌파 진영이 야권 연대를 버리고 최대 득표자 당선이라는 지역구 의석을 포기하더라도 반신자유주의 정책을 내세우고 계급 정체성을 강화해서 대중의 지지를 동원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해요. 의석은 비례 대표를 통해 얻는 겁니다. 이번 선거에서 더민주당과의 야권 연대를 통해 정의당이 얻은 지역구는 두 석뿐입니다. 비례 대표에서 네 석 얻었죠. 국회에서 네 석이나 여섯 석이나 마찬가지거든요. 그러나 두 석의 대가는 엄청나게 크죠. 더민주당과 신자유주의를 지켜 주었으니까요. 정의당이 무엇으로도 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경제 무식자 정의당도 신자유주의 반대를 얘기하긴 하던데.
김성구 김대중도 자기들은 사회적 시장 경제고 노무현 정부도 자기는 신자유주의가 아니라고 했어요. 근데 그게 신자유주의였어요. 유럽 신자유주의죠. 영미 신자유주의와 유럽 신자유주의라는 신자유주의의 유형적 차이를 몰랐던 거죠. 유럽 신자유주의는 영미 신자유주의와 많이 다릅니다. 무엇보다 경쟁 질서 유지를 위한 국가 개입과 최소한의 사회 보장 정책을 주장합니다. 반면 영미 신자유주의는 시장 경쟁 지상주의를 추구하죠. 영미 신자유주의를 반대하고 유럽 신자유주의를 주장한 겁니다. 정의당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민주당, 열린우리당 10년의 실제 경제 정책의 집행을 보면 유럽 신자유주의에도 훨씬 미치지 못했죠. 그건 자신들이 비판하던 영미형 신자유주의였습니다. 우리나라 정치 지형이 암울한 상태라서 어렵긴 한데, 그래도 공격의 대상이 단순하게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만은 아닙니다. 그 공격의 창을 더민주당과 정의당까지 확대해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 돼요. 이런 얘기를 하면 사람들이 ‘그럼 어느 시절에 되냐’ 하는데 정말 어렵죠. 하지만 다른 길이 없어요. 민주당 정부를 만들어 놓으면 개선이 될까요.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면 박근혜 정부가 하던 말을 이들이 똑같이 할 겁니다. 지금까지 야당으로서 더민주당이 하던 얘기는 새누리당이 하겠죠. 이번 선거 결과로 여소야대가 되니까 벌써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여야 입장이 뒤바뀌는 상황이잖아요. 아직 뻔뻔하게 입장 변화를 말하진 않지만 조만간 속내가 드러나겠죠. 2007년 국민연금을 개악도 열린우리당에서 한 거거든요. 지금처럼 연금을 개악시켜 놓은 장본인이 유시민이에요. 이 인물이 복지부 장관 할 때 해 놓은 작품들이라고요. 근데 지금 그 당이 야당이 돼서는 국민연금 다시 개선한다는 조건, 아니 미명하에 작년 공무원 연금 개악을 통과시켜 준 거잖아요. 국민연금 개악을 해 놓은 게 자기들인데 마치 아닌 것처럼 얘기하는 거예요. 권력 잡으면 그때 가선 또 연금 재정 나빠지니까 국민연금, 공무원 연금 손봐야 한다고 이딴 소리 할 거예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맨날 이렇게 당하면서 사는 거죠 뭐. 사실 우리 국민을 되돌아보면 누구 탓을 할 형편이 못 되죠. 한국 정치판은 우리 국민 대다수가 만들어 놓은 거니까요.
경제 무식자 말씀 들어 보니 전 대기업 노동자들 중심인 민주노총이 더민주당을 지지하는 게 오히려 자연스럽게 느껴져요.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은 사회가 바뀌는 걸 별로 원하지 않을 것 같아요. 비정규직을 수탈해서 고임금 받는 건데 좌파 정권이 들어서서 세금을 높이거나 하면 손해잖아요.
김성구 사회 보장이 확대되면 그 사람들도 혜택을 받는 거죠. 사회 보장 정책은 보편적인 거니까요. 저임금 노동자들한테만 교육비를 없애 주는 건 아니거든요. 물론 손익 계산을 해 보면 노동자들마다 많이 다르겠죠. 임금이 아주 높은 노동자들은 불리하겠죠. 하지만 내는 사회 보장 부담금과 세금만큼 차이가 나는 건 아니에요. 사회 보장 부담금과 조세는 높지만, 그들도 받는 게 커지거든요. 독일 같은 경우 사회 보장 부담금과 세금으로 평균 소득의 40% 이상을 떼어 간다 하더라고요. 근데 대신 독일 사람들은 별로 걱정할 게 없습니다. 일단 학비가 없어요. 의료 보장도 우리하고 비교할 수 없게 높게 돼 있죠. 의료 보장이 포괄하는 범위가 넓을 뿐 아니라 개인 부담금도 별로 없어요. 우리는 개인 부담금이 많거든요. 의료보험 가입해도 병원에서 나가는 돈이 꽤 돼요. 큰 병원에서 수술이라도 받으면 더 들어가죠. 근데 독일은 그렇지 않아요. 노후에 연금도 국가가 상당한 부분 책임을 지죠. 주택도 상당량이 임대 주택이고 임대료도 국가가 규제해서 우리나라처럼 소유자들이 마음대로 막 올리지 못하게 돼 있거든요. 그럼 사회 보장 부담금과 세금을 많이 내도 괜찮죠. 내가 돈 벌어서 뭐하나 하는 생각도 들 거예요. 그러니까 여행도 많이 다니고 여가를 즐기면서 사는 거죠.
경제 무식자 소고기를 많이 먹을 수 있겠네요. 옷도 많이 사고.
김성구 그런 거죠. 우리랑 사는 게 정말 다르더라고요. 독일은 신자유주의하에서 대학 등록금을 도입했다가 결국 실패했어요. 연방 차원에서는 못 하다가 보수당이 권력을 잡은 일부 주정부에서 등록금을 도입했던 거죠. 사람들이 왜 내냐고, 못 낸다고 난리를 치면서 싸워서 결국 보수당도 최근 손을 들었어요. 도입된 등록금이 얼마 많지도 않았어요. 학기당 한 50~60만 원 정도였는데, 아마 우리 같으면 “괜찮아요, 낼게요” 그랬을 거예요. 독일 사회에서는 그게 용납이 안 되는 거죠. 독일은 이제 신자유주의 정권으로 넘어간 지 30년이 넘거든요. 그동안 신자유주의 개악을 하면서 복지 국가의 성과를 상당히 깨뜨렸는데도 그 핵심은 깨지 못한 것 같아요.
잘못된 차선책이 최선으로 가는 길을 봉쇄하다
경제 무식자 우리하곤 정말 많이 다르네요. 우린 심지어 무상 등록금(이명박), 반값 등록금(박근혜)을 공약하고 안 지켜도 이렇게 조용한데.
김성구 유럽은 좌파 정부라는 게 일상생활이에요. 거기서 좌파라고 하면 과거 사민당, 공산당인데 사민당이 집권 세력이잖아요. 권력을 잡고 사회 보장 정책을 실제로 했던 거고 그러니까 사람들도 “좌파면 어때” 하는 거죠. 그 수혜를 받은 경험들이 있으니까. 이런 것들이 그쪽 좌파운동의 힘 같아요.
독일이 유럽에서 상당히 보수적인 편이거든요. 그런데도 정치 지형을 보면 좌파당이라고, 과거 구동독 사회주의 통일당과 서독의 좌파, 사민당 일부가 합친 당이 있어요. 이 당이 지지율을 한 10% 받고, 녹색당도 한 10% 받아요. 사민당이 원래는 40% 이상 받으면서 단독 집권도 하던 정당인데, 신자유주의 개악 정책을 실행하면서 대중의 신뢰를 많이 잃었죠. 최근 여론 조사에서는 20% 아래로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해요. 그리고 보수당이 40% 차지하고요. 최근에는 난민 문제로 보수당의 지지율이 좀 떨어졌고 난민 반대 극우당이 10% 이상 지지율로 약진했지만요. 이런 정치 지형이다 보니 좌파 경제 정책이라든지 케인즈주의 경제 정책이 일상이 되는 거죠. 신자유주의라 해도 유럽에서는 좌파의 역사적 전통에 의해 크게 제약받는 거죠. 미국형 신자유주의와는 많이 다릅니다.
우리나라는 이런 경험도 없고 99 대 1로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사회니까 진짜 힘든 조건이죠. 그래서 사람들이 반신자유주의 좌파의 길을 생각하기 어렵다는 것도 납득이 안 되는 건 아니에요. 그러다 보니 차선책들을 모색하고. 근데 그 차선책이라는 게 사실 최선으로 가는 길을 봉쇄하는 역할을 하죠. 진보 정당이나 민주노총이 더민주당과 손을 잡을수록 그 길은 멀어지는 거예요. 현실적인 길이라고 찾아가지만, 실제로는 진보로 가는 현실적인 길이 절대 아닙니다. 더민주당 정부에 기대할 수 있는 건 없어요. 10년 동안 뼈아픈 경험을 해 놓고도 기대를 한다면 멍청한 거죠. 아니면 사악한 거든가. 자신들의 권력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거예요. 그 전에 자유주의 정권의 경험을 못 했을 때는 ‘비판적 지지’라는 게 지금하고 의미가 달랐어요. 보수 반동이 잡고 있는데, 이쪽하고 손잡고 한국 사회를 바꿔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있었죠. 한 번도 안 해 본 길이니까. 그런데 이제 아니라는 게 드러났잖아요.
경제 무식자 근데 이런 생각도 들어요. 의회에서 〈파견법〉 개악을 막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러려면 야권이 여당보다 의석이 많아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민주노총 내에서도 자연스럽게 야권 연대를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논리가 나오는 거거든요.
김성구 근데 이 사람들이 권력을 잡으면 〈파견법〉 확대를 막을까요? 안 그럴 거예요. 왜냐면 〈파견법〉이라는 게 김대중 정부 때 IMF 관리 체제하에서 도입된 거거든요. 〈정리해고법〉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체계를 만든 장본인들이 이 사람들이에요. 이렇게 해 놓고 나서 자기네들이 반성한다고 막겠다고 하면 믿겨요? 그들이 설령 집권하더라도 그런 정국이 되면 어떻게 나올지 지금도 보여요. 그때 가면 다시 확인하는 거죠. 그리고 한국의 정치 사회 운동은 그만큼 또 후퇴하겠죠.
[오늘의 경제 무식자 요약]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연대가 가능할까?
이해관계의 대립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지만 연대가 불가능하지는 않다. 정 어려우면 사회 보장이라는 우회로를 통해 직접 임금을 둘러싼 노동자 계급 연대의 어려움, 직접 임금에서의 차별 해소의 어려움을 피해 갈 수 있다.
총선 결과 여소야대 정국이 만들어졌으니 대중의 삶이 좀 나아질까?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99%의 정치권, 의회를 쓸어 내기 전에 획기적인 대중의 삶의 개선은 가능하지 않다.
그래도 현실 가능성을 생각하면 다가올 대선에서도 더민주당을 비판적 지지해야 하는 거 아닌가?
〈파견법〉과 〈정리해고법〉을 만들고 지금의 신자유주의 체계를 만든 더민주당 정부에 기대할 건 없다. 진보 정당이나 민주노총이 더민주당과 손을 잡을수록 한국의 정치 사회 운동은 그만큼 후퇴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