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무식자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공황에 대한 이야기도 많아지는 것 같아요. 1930년대를 봐도 그렇고 공황이 오면 자본주의가 심각한 위기를 겪는 것 같던데 ‘공황’이란 게 뭔가요?
김성구 자본주의 체제가 확립된 게 1820년대예요. 자본주의가 확립되자마자 자본주의의 모순이 주기적 공황으로 나타난 거죠. 최초의 공황이 1825년 영국 공황인데, 이미 산업 혁명이 완성돼서 자본주의 체제가 확립된 시기죠. 공황이 처음에는 사람들한테 이해할 수 없는 공포로 다가왔어요. 호황으로 잘나가던 경제가 갑자기 기업 및 은행의 도산과 노동자들의 대량 실업으로 마비되니까요. 대개 주기적 공황은 금융 공황을 동반합니다. 신용이 경색되고 은행이 도산하죠. 주식 시장도 폭락하고 투자자들이 공포에 사로잡힙니다. 그래서 ‘공황’이라는 말도 나온 거고요. 경제학적으로 표현하면 ‘위기(crisis)’입니다. 자본주의의 위기인데, 특별히 주기적 과잉 생산 위기에 대해서는 ‘공황(panic)’으로 표현하는 게 일반화된 거죠.
사람들은 처음 공황이 왔을 때 자본주의 체제가 끝났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렇지 않고 공황과 불황 국면을 거치면서 과잉 생산되고 과잉 투자됐던 상품과 자본이 정리됩니다. 가격이 폭락하고 기업과 은행이 도산하고 노동자들이 실업으로 몰리는 게 다 과잉 자본을 청산하는 과정이에요. 공황은 호황의 모순이 폭발한 것이면서, 이 모순을 정리하는 기능을 갖고 있어요. 공황에 이중적인 측면이 있는 거예요. 그래서 사람들이 끝장이라고 생각하는 와중에 경제는 회복되고 다시 호황으로 치닫게 돼요. 경기 순환, 산업 순환의 형태로 이게 반복됩니다. 대체로 7년 내지 11년 주기로 반복해요. 공황이 끝장이 아니라는 걸 경험 세계 속에서 알게 되었죠. 그런데도 사람들은 망각증이 심합니다. 호황이 오면 이 호황이 계속될 거라고 생각해서 투자에 열광해요. 산업 자본가들뿐 아니라 금융 투자자들도 호황기 막판에 주가 상승을 기대하면서 막 투자를 한다고요. 그럼 영락없이 그 다음에 공황이 오는 거죠. 1825년부터 200년에 가까운 자본주의의 역사 속에서 주기적 공황은 거의 예외 없이 반복되고 있어요.
경제 무식자 공황 중에서도 1929년에 시작된 공항을 ‘대공황’이라고 하잖아요. 어느 정도였을지 상상이 잘 안 가요.
김성구 자본주의 역사에서 이런 공황은 없었습니다. 유례가 없는 공황이에요. 보통 공황이 일어나면 불황 국면을 거쳐서 다시 경제가 회복되거든요. 그 기간이 짧으면 1년도 안 되고 길어도 2년을 넘지 않아요. 경기 순환의 한 사이클이 10년 정도니까 나머지 7~8년은 경기 회복과 호황 국면인 거죠. 자본주의가 기본적으로 이 성장 국면이 더 강한 거예요. 그러니까 10년 평균을 보면 자본주의 경제는 성장하는 거죠. 근데 1930년대 세계 대공황 때 미국은 공황과 불황 국면이 4년을 갔어요. 실질 GDP 마이너스 성장도 유례가 없었어요. 어떤 해는 –13%, 어떤 해는 –8% 성장을 했거든요. 이게 말이 안 되는 수치예요. 지난 세계 금융 위기 때도 미국 실질 GDP는 2009년 –3.5%였거든요. 그러니까 –13%는 상상을 초월하는 거죠. 당시 미국 최고 실업률이 공식적으로 25%였으니까 불안정 취업자들을 합치면 50%가 넘었다고 봐야 해요. 인구 절반이 실업과 빈곤에 시달린 시기입니다. 지난 금융 위기 때 미국 최고 실업률이 2009년 10% 정도였죠.
그 당시에 미국 정부가 뒤늦게 뉴딜 법령을 도입하고 확장 정책을 시행하고 있었는데요, 보통은 경기가 공황 전의 상태를 회복해서 호황으로 가잖아요. 그런데 대공황 때는 이전 호황의 고점도 되돌아가지 못한 상태에서 1937년에 또 공황이 옵니다. 자본주의 국가가 경제 개입과 확장 정책으로 할 수 있는 걸 다 했는데도 결국 경제는 회복이 안 됐어요. 과잉 상품과 과잉 자본이 청산되지 않았다는 거죠. 당시 과잉 생산을 조절하기 위해 과잉 생산물을 폐기 처분해요. 농산물을 태평양에 갖다 버리고 가축을 다 도축하고 그랬어요. 문제는 그렇게 극단적인 방식으로 처리하는데도 과잉 생산 문제가 해결이 안 됐다는 거예요.
이런 배경 하에서 유럽에 파시즘이 등장합니다. 당시에는 독일도 나치 체제로 들어가면서 전체 경제에 대한 통제 체제를 갖추거든요. 아주 반동적인 형태의 국가 개입주의죠. 그런 속에서 경제를 다시 회복해 나가는데 1937년 세계 공황이 또 오니까 탈출구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군수 생산을 확장하고 전쟁을 통해 위기를 전가하는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요. 공황이 오면 세계 전쟁이 꼭 일어난다기보다 당시 유럽의 정치적 정세가 세계 전쟁의 조건들을 만들어 나간 거죠. 결국 전쟁을 통해 물리적으로 과잉 자본을 청산해요. 자국과 점령국의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세계적으로 산업 시설을 파괴하면서 전쟁 기간 동안 과잉 자본을 청산하고 이윤율 조건을 개선시킵니다. 이게 2차 세계 대전 이후에 케인즈주의가 자리 잡을 수 있는 조건이 됩니다. 1930년대에는 루즈벨트가 뉴딜을 도입해도 케인즈주의 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했거든요. 이런 과잉 자본 청산 과정을 통해서 경제 회복의 조건이 다시 갖춰지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케인즈주의 정책 효과들이 작용할 수 있었던 거죠.
그런데 케인즈주의라는 것도 양날의 칼이에요. 한쪽에서는 공황을 완화시키고 경제를 조절하는 측면이 있는데, 다른 한편에서는 자본주의의 모순을 심화시키는 측면도 갖고 있죠. 공황이 왔을 때 공황을 통해서 과잉 자본을 청산해야만 자본주의 경제가 다시 회복력을 갖는데, 국가 개입주의는 공황의 청산 기능을 저지하고 왜곡하거든요. 공황 때마다 국가가 들어와서 죽어야 할 과잉 자본을 살려 주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케인즈주의 하에서 장기 성장 기간 동안 과잉 자본이 계속 누적됩니다. 그러면서 재정 투입을 계속하니까 인플레가 일어나요. 당연히 달러 가치는 하락하죠. 그것이 결국 1970년대에 스태그플레이션으로 폭발합니다. 케인즈주의 체제도 위기관리의 실패로 어떻게 하지 못하는 상태에 빠지는 거죠. 케인스주의는 파산합니다.
세계 대공황은 역사상 유례가 없는 끔찍한 공황이었어요. 자본주의 체제가 존립의 위기에 처했죠. 이 공황이 두 가지 점에서 특별한데, 하나는 주기적 공황으로서도 유례없는 공황이었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이 시기 구조 위기를 인도하는 공황이었다는 거예요. 이 공황이 국가 개입주의를 연 공황이거든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경제 조절이라는 게 불가피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세계 대공황은 자본주의의 새로운 체제 재편과 단계 이행을 가져온 공황이에요. 이렇게 대공황이라는 말에 구조 위기라는 의미가 들어 있어요.
경제 무식자 그럼 공황으로 자본주의가 망하는 건가요?
김성구 앞서 말한 바처럼 공황이 과잉 상품과 과잉 자본을 전부 정리하고 이윤 조건을 다시 회복시켜 주기 때문에 자본주의는 공황 자체로 망하지는 않아요. 공황을 통해서 과잉 상품, 과잉 자본이 청산되면 해당 자본가들은 막대한 손실을 떠안지만, 경쟁에서 버티고 살아남는 자본가들에게는 새로운 이윤 증식 조건이 형성되는 거예요. 경쟁하던 자본이 쓰러지고 노동자들은 실직해서 임금이 떨어지고, 자본 투자가 안 되니까 이자율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이런 게 전부 자본가들의 새로운 이윤 조건을 창출하는 데 기여하죠.
그래서 새롭게 경기가 회복하기 시작하면 자본가들이 조금씩 투자를 확장합니다. 처음에는 가동률을 높이다가 갱신 투자를 해요. 갱신 투자라는 건 마모된 설비를 새로운 설비로 교체하는 거예요. 갱신 투자가 되면 투자 수요가 확대되면서 경기가 좋아지는 거죠. 노동자들을 다시 고용해서 노동자들 소득이 증대하면 그게 소비 수요를 다시 확대합니다. 그러면 소비재 부문과 생산재 부문이 상호 수요를 만들어 나가죠. 이런 과정이 더 진행되면 이윤 조건이 좋아지니까 자본가들이 대담하게 확대 투자로 돌려요. 단순히 기존 설비만 교체하는 게 아니라 신규 투자를 막 하는 거죠. 그럼 본격적으로 호황 국면이 전개되는 겁니다. 자본가들이 너도나도 투자하기 시작하고, 그게 다시 과잉 생산을 불러일으키는 거죠. 또 과잉 투자를 해서 공황이 발생하는 겁니다.
살 돈은 없는데 상품은 넘쳐 난다
경제 무식자 주류 경제학에서는 공황을 어떻게 설명해요?
김성구 주류 경제학에는 공황이나 호황 현상을 내재적으로 설명하는 이론이 없어요. 주류 경제학의 정통파인 신고전파 경제학은 수요-공급의 힘, 즉 가격 기구가 작동해서 자본주의 시장 경제의 불균형이 끊임없이 조정된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시장에서 자유롭게 경쟁이 이루어지면 생산 요소가 최적으로 배분되고 완전 고용을 달성하고 모든 사람들의 후생이 극대화되는 그런 이상 형태에 도달한다고 하죠. 그래서 자본주의 사회는 시스템 내적으로 공황이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현실에는 공황이 오니까 부르주아 경제학자들도 공황을 부정할 수는 없죠. 이들은 자본주의 시스템 외부의 충격 때문에 공황이 생기는 거라고 얘기해요. 주류 경제학자들이 제일 좋아하는 외부의 변수는 통화 공급량이에요. 통화주의자들의 주장이죠. 중앙은행이 정책적으로 통화량을 변동시키면 이 외생적인 변수가 자본주의 시스템 내에 작용을 가해 경기 순환이라는 현상이 생긴다, 통화량을 확장하면 경기가 확대되고 통화량을 줄이면 경기가 축소돼서 불황이 온다는 식으로 설명해요. 또 흔히 드는 변수는 정부의 정책적 개입이나 전쟁 같은 요인입니다. 대표적으로 1974~1975년 공황, 1980년 공황을 오일 쇼크와 전쟁 때문에 비롯된 공황이라고 설명합니다. 다음 호에서 얘기하겠지만, 이게 터무니없는 설명 방식이죠.
경제 무식자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에서는 공황의 원인을 과잉 생산으로 보는 건가요?
김성구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에서는 공황을 자본주의가 가진 내재적 모순들의 폭발로 설명합니다. 공황을 가져오는 내재적 모순들은 호황기에 발전해서 공황기에 폭발하는 거거든요. 공황이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형태는 과잉 생산, 과잉 자본이에요. 그러니까 호황기에 과잉 생산과 과잉 자본이 쌓여 간다는 말이죠.
왜 과잉 생산과 과잉 자본이 쌓여 가는가와 관련해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은 공황의 원인으로 두 가지를 듭니다. 하나는 무정부적 생산, 부문 간 불균형이에요. 자본주의 생산은 사회 전체적으로 계획적이지 않거든요. 생산 부문 간 균형을 맞추기가 어려워요. 그러다 보니까 호황기에 투자가 확장되고 생산이 확장되면서 부문 간의 불균형이 심화되는 거죠. 특히 생산 수단을 생산하는 부문과 소비재를 생산하는 부문 간의 괴리가 생겨요. 그래서 부문 간의 불균형이 일어나고 과잉 생산이 발전하면서 상품이 안 팔리고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럼 기업들의 이윤율도 악화되고 자본가들이 투자하지 않게 되는 겁니다.
불균형의 또 다른 측면에는 생산과 소비의 모순이 있어요. 자본주의 생산은 호황기에 무제한적으로 확장해 나가는데, 기업들은 이윤 증식이 목적이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임금은 최대한 억제하면서 생산을 확장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수요 수준을 넘어서 과잉 생산이 되는 거예요. 한편에서는 생산 부문 간의 불균형이 발전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노동자 계급의 제한된 소비와 생산의 무제한적 확장이 충돌하는 모순 때문에 공황이 일어납니다.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의 정통파에서 그렇게 설명하고 있어요.
약간 어려운 문제지만 덧붙여서 말하면, 호황기에 발전하는 이런 불균형이 부르주아 경제학의 설명처럼 가격 기구의 작용으로 조정되어 균형을 회복하는 게 아니라 가격 기구의 작용으로 오히려 불균형이 심화, 누적된다는 겁니다. 자본주의의 누적된 불균형을 조정하는 건 일상적인 가격 기구가 아니라 바로 폭력적인 공황입니다. 이게 영미권 마르크스주의 공황론과 결정적으로 달라지는 지점이죠. 영미권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이 문제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들의 이론적 오류이자 한계예요. 이들은 가격 기구의 작용을 통해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부문 간 불균형이 끊임없이 균형으로 조정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럼 이들에게서 부문 간 불균형이나 생산과 소비의 모순은 공황의 원인이 되지 않겠죠.
영미권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 법칙’으로 공황을 설명해요. 우리도 일전에 이 법칙에 대해 살펴봤죠.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산력이 발전하면 투입하는 자본 중에서 생산 수단에 투입하는 불변 자본이 거대해지고 잉여 가치를 생산하는 가변 자본은 상대적으로 점점 줄어들어서 평균 이윤율(총자본 대비 이윤)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 법칙입니다. 이렇게 이윤율이 하락하면 공황이 온다고 설명하는 겁니다. 이 설명에 부문 간의 불균형이라든지 생산의 무정부성이라든지 생산과 소비의 모순은 들어갈 틈이 없어요. 또 그런 건 가격 기구의 작용으로 조정된다고 하죠. 그런데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 법칙으로는 주기적으로 10년이란 짧은 시기에 반복되는 공황을 설명할 수 없어요. 생산력의 발전에 따른 점진적인 변화를 나타내는 거거든요. 호황 국면이라고 하면 4~5년 기간인데, 그 기간에 갑작스럽게 생산력이 고도화되고 불변 자본이 너무 커져서 이윤율이 떨어지는 게 아니거든요. 우리나라에서도 고 김수행 교수를 비롯해서 영미권 문헌을 따라 연구하는 대부분의 논자들이 이런 공황론을 주장하는데, 이른바 이윤율 저하설은 마르크스의 공황론의 방법을 잘못 이해한 겁니다. 마르크스의 공황론은 정통파가 설명하는 바와 같은 과잉 생산 공황론입니다.
경제 무식자 근데 과잉 생산이 돼서 가격이 떨어지면 소비자들은 좋은 거 아닌가요?
김성구 공황이 와서 정리해고, 임금 삭감이 이루어지면 대중들의 소득이 떨어지는 거거든요. 떨어지는 가격보다 내 소득이 더 많이 줄어요. 그래서 공황이 좋을 리가 없어요. 게다가 오늘날은 공황이 와도 가격은 잘 안 떨어지죠. 물론 공황 속에서도 살아남는 기업들은 망해 가는 기업을 싼값에 인수 합병 할 수 있어요. 근데 그 죽어 가는 기업, 거기 노동자들, 또 연관된 금융 부문은 다 손실을 떠안는 거니까 좋다고 얘기할 순 없죠.
경제 무식자 불황이랑 공황은 같은 말인가요?
김성구 아니요. 경기 순환은 네 개의 국면으로 이루어져요. 공황, 불황, 경기 회복, 호황. 공황은 급격하게 경제가 추락하는 국면입니다. 금융 시장과 실물 부문의 급격한 추락에 이어지는 국면이 불황 국면이에요. 불황 국면도 추락하는 경제는 마찬가진데 이 국면에서는 추락하는 속도가 완만하죠. 급한 상황은 지나갔지만 아직도 청산 과정이 미진해서 여전히 과잉 자본을 정리하는 시기입니다. 이 두 국면에서는 GDP가 마이너스 성장을 해요. 이 국면을 끝내면 경제는 경기 회복 국면에 들어섭니다. 그래서 이전 순환에서 공황으로 추락하기 전 호황 국면에서의 고점을 회복하면 회복 국면이 끝나는 거예요. 이걸 넘어가면 호황 국면에 들어서는 겁니다.
경제 무식자 그럼 급격한 추락과 완만한 추락이라는 정도 차이인 거예요?
김성구 양상이 많이 다릅니다. 공황 국면에서는 상품 판매가 안 되고 기업들의 재정 상황이 어려워지니까 자금 수요가 높아지면서 이자율이 피크로 올라서요. 화폐가 귀해지는 시기거든요. 회사채, 어음 같은 걸 상환하려면 화폐가 있어야 하잖아요. 근데 상품이 안 팔리고 자금 회전이 안 되니까 화폐 수요는 급등하고 패닉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거예요. 신용이 경색되고, 자금 사정이 안 좋은 기업들은 도산하는 거죠. 은행도 대출 자본을 회수하고 있어서 더 그렇죠. 부실 대출을 안고 있는 금융 기관도 도산을 하고요. 근데 불황 국면은 이런 급박한 국면은 지나갔는데 여전히 사회에 과잉 자본이 남아 있는 시기예요. 계속 과잉 자본의 청산 작업이 있어야 하지만, 급한 상황은 지나갔기 때문에 완만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거예요. 공황 국면에서 폭락하던 주가도 불황 국면에서 바닥을 치고 회복 국면으로 넘어가기 전에 이미 반등하기 시작합니다. 공황 국면에 최고로 높던 이자율은 불황 국면에서는 바닥으로 가요. 과잉 자본 청산이 상당 정도 이루어짐에 따라 급박한 자금 수요가 진정되고 자본가들은 투자를 안 하니까 그렇게 높았던 이자율이 떨어지는 거죠. 실업률은 불황 국면에서 계속 올라가서 오히려 공황 국면에서보다도 더 높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