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연 기자
종종 경찰 제복만 보면 경기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있다. 대개 여러 집회 및 투쟁 현장을 다녔던 사람들이 그렇다. 실제로 현장에서 경찰과 맞부딪혀 보면 안다. 분노가 치밀어 오르거나 혈압이 급상승하는 것은 다반사. 집회를 통제하겠다며 멀쩡한 인도를 막기도 하고, 차벽을 쌓아 집회 장소를 고립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이 정도는 약과. 류현진이 던지는 강속구 세기의 물대포를 발사해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고, 캡사이신을 쉬지 않고 찍찍 뿌려 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언젠간 저들에게 빅 엿을 먹이겠노라 다짐하게 된다.
자칫 방심했다가는 연행, 구속, 벌금을 각오해야 하는 만년 약자의 신세. 하지만 언제까지 이 울화를 가슴 깊이 끌어안고 살 수는 없다. 지렁이도 밟으면 사람을 문다는 걸 보여 주기 위해, 못된 경찰에게 소소하게 복수하는 법을 생각해 보자.
경찰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 뭉치면 강한 공권력이 되고, 흩어지면 그냥 소시민이 된다는 것. 경찰들도 학을 뗀다는 경찰 저격 활동가 A 씨. “경찰들이 못된 짓을 할 때, ‘야 이 경찰 ☆☆☆들아!’ 이렇게 외치면 꿈쩍도 안 해요. 중요한 건 타깃을 잡는 거야. 경찰 무리에서 혼자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 식은땀을 비질비질 흘릴걸요”라고 귀띔해 줬다. “나는 한 놈만 패”라는 영화 대사처럼, 가장 못된 짓을 많이 한 경찰 한 명만 집어 지옥의 맛을 보여 주는 방식이다. 특히 문제를 일으켰다는 지목을 받고 언론 등에 사진이 노출될 때 경찰들은 좌불안석한다. B 기자의 경우, 술을 먹고 막무가내로 기자 회견을 해산한 경찰 사진을 기사로 냈다가 해당 경찰이 ‘제발 내려 달라’고 애원하는 통에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했다고.
활동가 A 씨는 특정 경찰의 만행을 전단으로 제작해 지역 사회 곳곳에 뿌리기도 한다. 결국 사과를 받아 내는 쾌거를 이뤘다.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서, 다음번 전단에는 다른 못된 경찰 얼굴을 집어넣었죠. 그러니 와서 꾸벅 인사를 하더라고요. 고맙습니다, 그러면서.” 전단지가 아니더라도 SNS나 웹자보를 제작해 공유해 보는 것도 방법.
이런 적극적인 활동이 부담스럽다면 보다 점잖은 방식을 추천한다. 〈경찰 공무원 복무 규정〉을 들이밀며 경찰의 무지를 일깨우는 방법이다. 특히 폭력적인 경찰에게는 복무 규정 제3조 1항을 들이밀어 보자. “국민의 생명, 신체 및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경찰의 사명이라고 나와 있다. 괜히 째려보거나 반말을 하고 인상을 쓰는 경찰에게는 복무 규정 제7조 2항을 아느냐고 호통을 쳐 보자. 7조 2항은 “경솔하거나 난폭한 행동을 하여서는 아니되며, 항상 명랑·활달하여야 한다”는 규정이다. 국어사전에 ‘명랑’은 ‘흐린 데 없이 밝고 환함’으로 정의돼 있다. 자고로 경찰은 흐린 데 없이 밝고 환한 모습으로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해야 하는 사람들이다.